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는 ‘동화 할아버지’로 사는 바로 지금!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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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는 ‘동화 할아버지’로 사는 바로 지금!

가을로 접어드는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영어 뉴스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며 ‘동화 할아버지’로 소문난 김상태 씨를 찾아 화성시 봉담읍으로 향했다. 여기저기에서 얼굴을 내미는 들꽃이 환한 미소로 낯선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십니까?

일주일에 이틀은 어린이집에 나가 동화구연을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주로 복지관에 다니면서 서예나 합창을 배우고 있고 한가한 시간에는 탁구를 합니다. 또 일주일에 한 번은 화성시 발안에 있는 ‘까리따스 수녀원 이주민센터’에서 통역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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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씨의 동화구연에 푹 빠져 있는 어린이들. ⓒ박요섭

은퇴하시기 전에 하시던 일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제가 공대 출신이기 때문에 주로 기술 분야에서 근무했습니다. 대학교 졸업 당시에 4개의 국영기업체 중 하나였던 한국광업제련공사 장항제련소에서 5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그후 말레이시아에 나갈 기회가 있어서 5년 정도 그곳에서 일했습니다. 귀국 후에는 국내에서 독일 인쇄기계 분야에서 근무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셨나요?

1971년에는 해외 취업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말레이시아 나가서 광산 공장을 책임지고 현지인을 가르치면서 공장 경영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아이들의 초등학교 입학 문제로 귀국하게 되었지만 그때 그곳 사람들과 생활했던 일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영어 뉴스 관련 인터넷 방송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외국 회사에 근무하면서 출장을 많이 다녔습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외국인과 대화는 어느 정도 되는데 뉴스를 보면 완전히 알아 듣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영어 뉴스 듣기 인터넷방송을 알게 되어 가입했습니다. 어쩌다 방송할 사람이 부족해서 한 번만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10년 동안 매주 월요일 저녁에 1시간씩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역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본다면 어떻습니까?

외국 회사에 근무하면서 출장 다니고 활발하게 활동했던 때가 가장 좋았던 시절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방송을 하면서 한 번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가 언제인가?’라는 주제를 다루었는데, 세계적인 조사 자료에 따르면 74세라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바로 그 나이인데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는 직장에서 상사나 부하직원 간의 갈등, 가정에서의 자녀 문제 등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남을 위해 생활하다 보니 장래에 대한 불안보다 현재의 즐거움이 많아서 지금이야말로 가장 행복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퇴에 대한 대비나 계획이 있었습니까?

별로 없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그것으로 활동이 끝난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업계에서 이어서 일을 하다 보니 은퇴를 했으면서도 은퇴가 아닌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 생업과 단절된 시기가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도 은퇴라기보다는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이 세상에서의 소풍’이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현재 하시는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월요일은 복지관에서 합창 공부를 하고 탁구를 하다가 집에 와서 저녁에 영어 방송을 9~10시까지 진행합니다. 화요일은 복지관에서 서예 공부를 하고 저녁에는 성당에서 모임을 갖습니다. 수요일은 어린이집에서 동화구연을 합니다. 목요일은 오전에 두 군데 어린이집에서 동화구연을 합니다. 복지관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까리따스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이주민센터에서 통역 봉사를 합니다. 금요일은 복지관에서 스포츠댄스를 배웁니다. 일요일은 성당에서 예비신자 교리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주일이 아주 바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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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씨는 취미로 그림도 그린다. ⓒ박요섭

동화구연 활동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마치 제가 어린이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아주 반가워하고 거리에서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나면 인사를 하고 부모님들께 ‘동화 할아버지’라고 소개도 해줍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너무나 귀엽고 흐뭇합니다.

 

은퇴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어떤 것인가요?

경제활동이나 생업을 떠나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노년에 즐기면서 사는 것이 은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은퇴에 대해서 많이 준비하지 못했는데, 가능하면 은퇴 전에 경제적인 설계나 은퇴 후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우면 은퇴 후에 더욱더 아름답고 보람 있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니어는 책이고 도서관이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니어는 경험과 연륜으로 빚어내는 생각이 젊은이보다 훨씬 많고 성숙하다고 봅니다. 이런 맥락에서 ‘시니어는 책이고 도서관이다’는 말이 매우 적절하고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저야말로 여러 가지 ‘사람책’으로 활동하는 것 같습니다. 동화구연을 할 때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며 ‘동화 할아버지’로 사는 데 많은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영어 뉴스 인터넷방송을 할 때는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서 방송을 듣습니다. 진행자이면서 함께 배우는 보람과 기쁨이 있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대학생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게 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례를 하게 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니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을까요?

서예를 하면서 집중력이 높아지고 마음의 힐링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도 노년에 매우 좋은 여가생활이라고 봅니다. 운동으로는 탁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많은 장비도 필요 없고 경제적으로도 아무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요즘 복지관에는 대부분 탁구대가 갖추어져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시작하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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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씨는 집중력을 높이고 마음의 힐링이 되는 서예를 배우고 있다. ⓒ박요섭

시니어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마음은 젊습니다. 가능하면 취미활동이나 운동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집에만 있지 말고 밖에서 친구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면서 활기찬 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요섭(전 타임즈코리아 논설위원)
박요섭(전 타임즈코리아 논설위원) 모든기사보기

월간 프리칭 편집위원, 타임즈코리아 논설위원을 지냈다. 서울정보통신대학원, 서울장신대학교 등 국내외 대학교에서 정보경영학, 교육공학, 다문화학 교수를 비롯해 학장, 학부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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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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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요섭 2015-11-19 19:52:03

    양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상태 어르신은 참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이시고
    뵙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양 선생님의 말씀 전달해드릴게요.

  • 양현미 2015-10-27 09:54:47

    저의 할아버지도 저녁밥을 먹을 때 '빨간 구슬 파란 구슬'이야기를 자주 해주셨어요. 해가 갈 때마다 듣는게 지겨워서 듣는 둥 마는 둥 하기도 했었는데 돌아가신지 10년이 넘은 지금은 이젠 가물가물한 그 이야기가 다시 듣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김상태 할아버지의 구연동화도 들어보고 싶네요ㅎㅎ
    과거에는 장래에 대한 불안이 많았지만 지금은 현재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좋다는 말,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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