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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그리고 언론인

2017.09.15 · 안훈(전 여성동아 기자) 작성

참 언론과 언론인이 요즘처럼 문제되는 시기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신문·잡지·방송의 역사

알고 있듯이 이 나라에 근대 신문인 한성순보(漢城旬報)가 탄생한 것은 1883년 10월이지만 나라에 불어 닥친 갖가지 변란(變亂)과 고초(苦楚)를 같이해 폐간과 발행을 반복했고 독립신문, 황성신문, 만세보 등 많은 민족지들의 발간을 거치면서 1920년대에 들어서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이 창간되면서 이것이 오늘의 언론의 기초가 되었다 할 수 있다.

잡지 역시 이시기부터 창조, 개벽, 백조, 삼천리 등이 발행되었고 방송은 이보다 다소 늦은 1926년 11월 30일 경성방송국이 발족되고 이듬해인 1927년 2월 16일 최초의 방송을 시작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윤백남의 월하의 맹서)도 이시기에 만들어졌다.

언론에 대해 일일이 열거하면 우리 민족과 궤를 함께 하면서 꽤나 힘든 역사를 갖고 있다 하겠는데 정작 언론과 언론인이 가장 힘든 시기는 지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언론 영역이 훼손되는 요즘

IT 세상이 되면서 언론의 범위는 언뜻 보면 무한대로 확대된 듯 싶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SNS의 남발이 언론의 영역을 지나치게 훼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언론은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매체를 통해 나타내는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으나 내가 말하는 언론, 혹은 언론인이라 함은 그것을 전문화한 직업으로 갖고 있는 그룹에 한정해서 지칭하는 것이다. 이른바 정기적인 출판물 즉 신문과 잡지를 통해, 혹은 라디오, 텔레비전 등을 통해 사사적인 정보와 의견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활동― 즉 출판과 방송 저널리즘, 그리고 그에 종사하는 저널리스트에 한한다는 얘기다.

얼마 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있었던 문재인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 얘기만 해도 그렇다. 공중파 3사가 막중한 골든아워에 본방을 폐기하고 동시에 기자회견을 중계했다하여 언론은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이것은 언론이 뭇매를 맞을 일은 아니었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한다는데 방송사가 그것을 생중계하지 않는다면 그 방송사는 낙종을 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기필코 안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방송 3사가 사전 논의, 합의하여 1사가 현장 중계하고 타사는 본방을 하는 방법을 취할 수는 있을 것이나 그것은 갑작스레 합의 도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문제에서 언론이 지탄을 들어야 한다면 골든아워의 생중계가 문제가 아니라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엄정한 논평이 제대로 지적되지 않았다는 것일 것이다. 2시간여를 할애한 기자회견에 대한 바른 논평을 부가함으로써 여론을 리드하는 것이 바로 언론이 할 일이라는 얘기다.(개인적 소견을 곁들인다면 시간이 아까울 만큼 내용이 부실했던 회견이었기 때문에 언론의 신랄한 비평이 있었어야 한다는 얘기다).

과거, 신문의 영향력

1950년대, 1960년대를 돌이켜 보면 언론의 역할이 대단했던 시절이었던 듯싶다. 당시 신문의 영향력은 압도적이어서 조 ․ 석간을 발행, 조간보다 우세했던 석간은 정오를 조금 넘기면 가판(街販)이 나와 신문 파는 소년들이 주요 기사를 외쳐대며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었다. 또 집집마다 조간, 석간신문 한두 가지는 필수로 배달을 해서 보곤 했다.

신문의 주요 논설은 우리 사회의 대세를 이끌고 여론의 흐름을 주도하기도 했다. 만평에 오르는 만화 혹은 사회 풍자와 강한 시사성을 바탕한 연재만화(특히 D일보의 고바우 영감) 등은 대중의 압도적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방송은 첫걸음을 뗄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대중 매체로서 신문이 갖는 위력은 막강한 것이었다.

이 시절이라고 꼭 집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역할로 하여 신문기자를 한때는‘무관의 제왕’이라 일컫기도 했었다.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이 신문, 신문인 혹은 언론, 언론인 밖에 없었기에 그들이 붓을 어느 방향으로 돌리느냐의 문제는 바로 굉장한 매스미디어의 위력이 되었고 이 때문에‘무관의 제왕’이란 지칭마저 나온 것 아닌가 생각된다.

 

매스미디어의 영역

IT는 세상을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시켰다. 페이스북이니 블로그, 트위터 등 온갖 SNS 인터넷 매체 수단은 창만 열면 쏟아져, 앉아서도 세계 곳곳의 뉴스를 듣고 보고 전하고 들끓는 여론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신문을 받아보지 않아도 세상의 온갖 소식을 알게 되는 초간단(超簡單) 세상이 열린 것이다. 과거 신문 방송을 중심으로 한 매스미디어 기능, 즉 익명의 이질적인 거대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던 매스미디어는 한사회의 정치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이것이 인터넷미디어, 뉴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기능 발달로 분화된 수용자에 어필하는 특화된 개인 미디어로 관심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러한 변화로 언론, 혹은 언론인의 입지는 상상하기 어려울만큼 척박해졌다. 툭하면 언론과 언론인이 뭇매를 맞는 것도 이런 시대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매스미디어의 영역은 과거보다 매우 협소해진 것이 사실이다. 매스미디어가 적어도 더 이상 한 사회의 정치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행사자가 아닌 것이다.

이 시대의 언론과 언론인이 할 일

IT는 세상의 모든 삶의 양식과 내용을 지금도 빠르게 바꾸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빠른 변환은 언론, 언론인에 한해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정치인 역시 그 어느 것도 은폐할 수 없고, 응집력이 약화된 세상이 되었기 때문에 과거 시대와 같은 권위주의적 정권 창출이 어렵고 이 때문에 언론 언론인과 같이 쉽게 질타와 뭇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언론과 언론인, 그리고 정치와 정치인, 이 두 거대 집단에 대해서는 기실 그 어느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언급을 피하거나 논평의 대상으로 택하지 않는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감히 주제에 올려본 것은 잘나가던 시절의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향수, 그리고 지금 툭하면 언필칭 언론에 쏟아지는 뭇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라 해보면 어떨까.

어쨌거나 이 시대의 언론과 언론인은 정치와 정치인이 변해야 하는 것처럼 시대에 부응하여 변화해야만 할 것이다. 화려했던 과거의 영화와는 과감히 이별하고 어느 때보다 더 더욱 원론적 매스미디어의 기능에 충실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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