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흔한 주립공원 풍경, 부러우면 지는 거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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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흔한 주립공원 풍경, 부러우면 지는 거다

미국에 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공원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이 사는 곳 주변엔 반드시 공원이 있다. 집에서 가까우면 걸어서 5분 안팎, 멀어도 자동차로 5분 안팎의 거리엔 반드시 공원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지난 2001년 처음 이민 온 캘리포니아주 LA에서 10여 년을 살다 아칸소주 캠던(Camden)이라는 작은 마을로 올봄에 다시 이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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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장 가까운 ‘화이트 오크 호수 주립공원(White Oak Lake State Park)’을 찾았다. ⓒ진천규

아칸소(Arkansas)주는 미국에서 아주 작은 주 중 하나다. 지리적으로 북쪽은 미주리주, 동쪽은 테네시주 및 미시시피주, 남쪽은 루이지애나주, 서쪽은 텍사스주 및 오클라호마주와 각각 접하고 있다. 여름은 습도가 높고 상당히 무더우며 겨울은 건조하면서 상당히 추운 편이다. 면적이 약 13만5000㎢에 인구가 300만 명에 채 못 미치니, 한국보다 넓은 곳에 10분의 1도 훨씬 안 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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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여름날 어릴 때 많이 보았던 뭉게구름과 어우러진 한적한 호수. ⓒ진천규

아칸소주에는 약 60만 에이커(1에이커는 1224.2평)의 호수와 약 9000마일(1마일은 약 1.6㎞)의 강 또는 하천이 있다. 52개의 아칸소주립공원 중 27곳이 호수, 14곳이 강 또는 하천과 접하고 있다. ‘화이트 오크 호수 주립공원(White Oak Lake State Park)’는 그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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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 지역. 낮 동안 이용할 수 있다. 비어있으면 누구라도 무료로 하루 종일 쉴 수 있다.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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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네 명이 넉넉히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바비큐 그릴이 준비돼 있는 Picnic Area. 편안하고 자기가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 잡고 쉬면 된다. ⓒ진천규

725에이커(약 88만 평)에 펼쳐진 ‘화이트 오크 호수 주립공원’은 낚시애호가나 자연애호가를 위한 천국이다. 공원은 아름다운 자연의 다양성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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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낚싯대를 던져놓고 기다리는 기분은 그 사람만이 느낄 것이다. 낚싯대와 미끼 등 낚시용품은 바로 옆 방문자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진천규

거의 모든 주립공원에서는 캠핑을 할 수 있다. 미국에 처음 와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캠핑이었다. 10여 년 전 요세미티국립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아이들과 함께 밥을 지어먹고, 밤하늘에 쏟아지는 셀 수 없이 많은 별을 보며 가슴 설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은 한국이 더 캠핑 천국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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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Recreation Vehicle)를 트럭에 매달고 도착해 야영 준비를 하고 있다.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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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마일 정도 거리인 매그놀리아(Magnolia)에서 자신의 20여 년 된 RV를 직접 운전해 온 제이크(84세) 씨와 헬렌(79세) 씨 부부가 휴식을 즐기고 있다. ⓒ진천규

나도 20여 년이 흐른 뒤 저 나이쯤 되었을 때, 이 분들과 같이 레저 차량을 직접 몰고 와이프와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무척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지금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분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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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를 이용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사이트가 공원 안에 41개 준비되어 있다.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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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우는 화덕(Fire Ring)이 있는 캠핑 사이트. 오른쪽 푸른색 기둥으로는 수도가 연결돼 있다. 대략 50평은 훌쩍 넘고 주변 숲까지 이용하면 거의 100여 평은 프라이빗하게 쓸 수 있다. ⓒ진천규

RV를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는 전기와 수도를 연결해서 주말(금~토요일, 공휴일 전날) 요금이 20달러다. 주중(일~목요일)은 25% 할인된 15달러고, 아칸소 주민과 장년(Senior)은 50% 할인을 적용해 주중 10달러, 주말 15달러다. 캠핑장(Tent Sites)은 12달러(일반 주말 요금), 9달러(일반 주중, 아칸소 주민 주말), 6달러(아칸소 주민 주중)이면 된다.

미국에 살면서 신선하게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세금은 조금 많이 내지만, 확실히 내가 그 혜택 본다는 것을 피부에 와 닿게 해준다는 것이다. 주변에 널려있는 공원과 거의 동네마다 있는 잘 갖춰진 도서관 그리고 퍼블릭 골프장. 공원에서 사용료를 낼 때는 물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에서 지역 주민에게는 상당한 대우를 해준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돈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 교과서는 물론 교보재 준비도 전혀 할 필요가 없는 구조로 돼있다. 단지 점심만 준비해주면 된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카드 계좌로 송금하면 되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부모가 학교에 간단한 서류로 신청하면 아이들 모르게 모든 아이들과 똑같은 카드로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우리로 치면 고속도로 통행료가 없다. 극히 일부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도로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미국의 서해안인 태평양에 접한 도시 L.A.에서 자동차로 출발해 Free Way를 타고 신호등 단 한 곳도 거침이 없이 쉬지 않고 며칠을 걸려서 동해안 대서양 뉴욕까지 갈 수 있는 것이 미국의 도로 교통 시스템이다. 통행료는 단 1달러도 들지 않는다. 대중교통보다는 개인 자동차 교통 문화인 미국에서는 상당히 와 닿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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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 혹은 텐트로 저녁 숙영지 준비를 마치고 한숨 돌리며 차분하게 호수 주변을 둘러보면 만사가 편안해진다.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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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보트를 빌려서 타고 직접 호수 안으로 들어가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라이프재킷(구명조끼)도 준비돼 있으며, 18세 이상이고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보트를 빌릴 수 있다. ⓒ진천규

온갖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로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잘 정리된 산책로를 걸으며 맑은 숲 공기를 마시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아주 흡족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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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가 무척 정갈하게 관리가 돼있다.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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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밟으며 숲 자체를 온몸으로 맞으며 걸으면, 마치 시인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저절로 시상(詩想)도 떠오른다.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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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높은 곳에서는 호수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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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면 울창한 숲 사이로 맑은 햇살의 또 다른 모습을 볼 것이다. ⓒ진천규

절기를 잘 맞춰 공원을 찾으면 새로운 자연의 속살을 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보통 명승지라는 곳을 실제로 가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모습에 실망한다. 사진으로 본 것과는 영 다르게 보이니 말이다. 당연하다. 명승지 사진은 한두 번 가서 찍은 사진이 아니라 1년 중 몇 달을 그곳에서 지내며 찍어서 그 유명한 장면을 얻었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을 담은 풍경사진은 해 뜨기 전후 30분, 해 지기 전후 30분 정도가 최상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비온 직후, 눈 내린 바로 뒤라든가 하는 포인트가 있다. 그래서 벌건 대낮에 보는 모습은 재미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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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의 호수.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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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조물주께서는 부지런한 사람에게만 멋있는 장면을 보여주시나 보다. ⓒ진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