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밥 먹어”의 존댓말은 “밥 먹어요”가 맞을까?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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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밥 먹어”의 존댓말은 “밥 먹어요”가 맞을까?

어느 집 꼬맹이의 생일 모임에 초대받아 갔습니다.
이런 저런 행사가 끝나고 식사 순서가 되었습니다.
주인공 꼬맹이는 신이 나서 할머니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할머니 이제 밥 먹어.”
그러자 주인공의 아빠되는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할머니한테 밥 먹어가 뭐냐, 먹어요 해야지.”
꼬마는 “응, 할머니 밥 먹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저 손녀가 귀엽기만 한 할머니는 “예쁜 녀석 너도 많이 먹어” 하면서 웃는 얼굴로 앉아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옆에 앉아있던 우리 내외는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저 애 애비 대학 나온 거 맞아?” “초등학교도 안 나오고 바로 대학 갔냐?”
우리 둘이 귀엣말로 중얼거렸지만 좀 씁쓸하더군요.

 

“먹어요”가 존칭어일까요?

존칭어란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사전 속에만 존재하며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된 것 같습니다.
심지어 비속어 끝에 ‘요’나 ‘님’만 붙이면 그것이 존칭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말입니다.
“할머니 진지 드세요”까지는 아니더라도 “할머니 식사하세요”라거나 “할머니 밥 드세요”까지만 했더라도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긴 그렇게 됐다간 그것이 존칭어인 줄 알고 굳어버리면 더 문제이긴 하겠습니다만….
그런데 더 씁쓸했던 것은 우리가 키득키득 웃었지만 당사자들은 우리가 왜 웃었는지를 모르더라는 얘기입니다.
어른들에게 “밥 먹어”가 아니라 “먹어요”가 존칭어라고 가르친 젊은이는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는 얼굴이었습니다.
꼬맹이 또한 “먹어요”라는 존칭어를 배웠고 써먹었으니 지극히 만족했던 것 같더군요.
할머니 또한 아는지 모르는지 귀찮아서인지 그냥 웃으며 “먹어요”를 받아들이더군요.
결국 젊은이들에게 노인은 생각에서부터 존경의 대상이 아닌 모양입니다.
노인들을 존칭어까지 써야 할 관심의 대상으로 생각하기에는 요즘 젊은이들의 삶이 너무 팍팍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노인들 환갑은 물론이지만 칠순잔치도 거의 없습니다.
대신 꼬마들 백일잔치, 돌잔치 같은 생일 모임은 참 많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그러하니 억울하다거나 섭섭해할 일은 결코 아니겠지요.
단지 어른들에 대한 존칭어조차 깡그리 잊어버리고 “밥 먹어요”가 존칭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게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그게 다 우리들 잘못이지’ 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어느 누구도 따끔하게 가르치지 못한 잘못이니 결국 자업자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나마 위로가 된다면 그 젊은이 생각에 할머니한테 “먹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적어도 존칭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그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쓴 웃음을 지었던 모임이었습니다.

ⓒ Africa Studio / Shutterstock
존경은 우리 마음과 생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Africa Studio/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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