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달리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운동화 선택법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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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달리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운동화 선택법

2015.10.08 · 이영란(전 매일경제 기자) 작성

달리기를 시작하자 운동화를 장만해야 했다. 내가 찾아간 곳은 백화점에 있는 나이키 매장이었다. 어떤 운동화를 신어야 하는지, 어떤 브랜드가 좋은지 요즘처럼 정보도 많지 않은 때였다. 무작정 CF에 가장 많이 등장하던 브랜드 매장을 찾아간 것이었다.

어디서 주워들은 귀동냥으로 “쿠션성이 좋은 운동화로 주세요” 했더니 매장 직원이 당시에 유행하던 스프링이 달린 나이키 에어 시리즈를 권했다. 지금 생각해도 돈이 아까운(?) 가격에 구입하면서 “비싸니까 좋겠지” 하고 위안으로 삼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이키 에어 시리즈는 농구 같은 구기종목에는 좋지만 달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게 됐다.

 

“괜찮은 운동화 하나 주세요” 하면 호갱님

운동화는 걷기나 달리기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리기는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돼~” 하는 얘기도 운동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달리기나 걷기를 위해 운동화를 구입하려면 막막한 느낌이 들기 쉽다. 운동화 전문매장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고르는 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브랜드도 다양하고 같은 브랜드에도 운동화 종류가 수십 가지다. 거기에다 쿠션화, 안정화, 모션컨트롤화 같은 전문용어까지 보태지면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다.

또 하나, 10년 이상 운동화 매장을 출입(?)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운동화 매장 직원들이 모두 전문가는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아르바이트 점원의 경우에는 운동화의 특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무조건 “쿠션이 많은 신발이에요”라는 식으로 권하기 일쑤다. 아무 생각 없이 “괜찮은 운동화 한 켤레 골라주세요” 했다가는 비싸거나 용도에 안 맞는 운동화를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수산시장에서 “오늘 물 좋은 게 뭐가 있나요” 했다가 자칫 재고가 가장 많이 남은 횟감을 먹을 확률이라고나 할까(물론 운동화 전문매장에 따라 발 전문 컨설턴트가 상주하는 곳도 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달림이들의 운동화. 브랜드도 컬러도 가지각색이다. 신발 위에 달려 있는 동그란 띠는 기록을 측정하는 1회용 칩이다. ⓒ이영란

운동화 고를 때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 포인트

그렇다면 운동화를 어떻게 고르는 게 현명한 선택일까. 몇 가지만 기억해두면 크게 실패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첫째, 일반적인 초보자이고, 몸무게가 평균 또는 평균 이상이라면 쿠션화가 무난하다는 것만 기억하자. 일단 쿠션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신어보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하지만 운동화에 관한 한 ‘쌩초보’라면 자신이 선택한 운동화에 쿠션이 많은지 적은지도 판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쿠션화인지 아닌지, 워킹용이나 러닝용인지를 매장 직원에게 확인하면 된다(아르바이트 점원이라도 그 정도는 안다. 또한 운동화를 전문으로 파는 매장의 경우에는 매장 진열대에 ‘러닝용’이 표시돼 있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쿠션화만 고르다가는 농구화나 테니스화를 실수로 고를지도 모른다. 안정화, 모션컨트롤화 등의 기능이나 선택에 대해서는 나중으로 미뤄두자. 그렇지 않고서는 운동화 구매하기도 전에 망설이다가 지칠지도 모를 일이다.

둘째, 운동화는 직접 매장에 가서 신어보고 고르는 게 좋다. 인터넷만 보고 할인품목을 고르다가는 실패하기 쉽다. 우리 발은 얼굴처럼 모든 사람이 다 다르게 생겼다. 발의 길이 이외에도 발의 두께나 발 안쪽의 아치도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브랜드의 운동화라고 해도 발의 아치 부분이나 쿠션성, 딱딱함 같은 것이 조금씩 다르다. 신어보고 편안하게 들어가는 신발을 골라야 하며, 디자인이 예쁘다고 선택해서는 안 된다.

셋째, 자신의 발보다 최소한 5㎜ 이상 큰 것을 골라야 한다. 운동화 뒤쪽까지 발을 밀어 넣었을 때 엄지손톱 하나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사이즈가 적당하다. 만약 발가락 부위에 충분한 공간이 없으면 발톱이 상하기 쉽다. 만약 자신의 양쪽 발의 사이즈가 다른 경우 좀 더 큰 사이즈에 맞춰 고르는 게 안전하다.

넷째, 구두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운동화 역시 오전보다는 오후에 사러 나가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화를 살 때는 도톰한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운동화를 신어보는 것이 좋다. 양말을 한 켤레 가져가거나 깜빡 잊었을 때는 매장에서 양말을 빌려 달라고 하면 된다(빌려주는 양말을 갖춘 매장이 많다). 맨발로 운동화를 신을 경우 양말 신은 상태를 머릿속으로만 짐작해 지나치게 크거나 작은 신발을 살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무턱대고 비싼 것을 고를 필요는 없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것도 기억하자. 무조건 백화점 매장을 찾아갈 필요까지는 없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1년 정도 지난 할인 품목이라도 크게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떨이~’ 하는 광고에 혹해서는 쿠션화의 성능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쿠션화의 경우 신지 않고 두어도 한 해에 쿠션이 20% 이상 줄어든다고 한다. 4~5년 지난 운동화를 단돈 1만원에 샀다고 자랑한다면 사실상 쿠션 기능을 포기하고 구입했다고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