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의 구출 작전 그리고 취재 경쟁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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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의 구출 작전 그리고 취재 경쟁

무너져 내린 삼풍백화점 모습. ©황성규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경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린 사건. 사망자는 502명, 부상자는 937명이며 6명은 실종 처리되었다.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언론 취재 과정 일부를 소개한다.

 

#1 YTN 특종보도로 시작된 보도 경쟁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 YTN 보도국 사회부 부장 전화가 울렸다.

“형부! 집 앞 백화점이 없어졌어!”

확실한 제보다. 삼풍백화점 바로 옆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회부 부장 처제의 외침이다. 한 번 더 소방서에 확인하고 긴급보도 매뉴얼에 따라 보도국 전체가 움직인다. 긴급뉴스 자막을 띄운다. 진행 중인 앵커의 컴퓨터로 긴급뉴스 멘트가 들어간다. 제보자와 전화 연결을 한다. 이렇게 긴급뉴스는 시작되었다. YTN이 가장 빨랐다.

 

#2 YTN 영상취재부의 내부 상황

당시 필자는 YTN 영상취재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제부터는 사고 현장 영상 확보 경쟁이다. 강남에 있는 촬영기자팀을 찾아보니 두 팀이 확인되었다. 한 팀은 강남경찰서 인근에, 한 팀은 코엑스에서 방송국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즉시 사고 현장 취재를 지시하고, 중계차와 ENG 취재팀을 추가하여 급파했다. 또 영상취재부 부원 모두에게 출동 대기하도록 했다. 영상 수신 편집팀도 가동했다.

사고 현장 영상을 방송할 수 있는 시간을 가늠해봤다. 20분 안에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다. TV로 공중파 3사 방송을 봤다. 삼풍백화점 붕괴 자막만 내고 있다. 그들도 곧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끊고 긴급뉴스 체계로 바꿀 것이다. 잠시 후면 공중파 3사와 개국한 지 4개월 된 뉴스 전문 케이블 채널 YTN의 긴급뉴스 경쟁이 시작된다.

 

#3 현장 화면 수송 작전

어느 TV가 가장 먼저 사고 현장 화면을 방송할까? 지금쯤 사고 현장 촬영 테이프를 실은 회사 차량들이 여의도로 그리고 종로로 달리고 있으리라. YTN의 송출실은 9층이다. 한 사람이 현관으로 내려가 엘리베이터를 잡아놓고 대기한다.

KBS가 사고 현장을 보여준다. 잠시 후 YTN이 현장 화면을 보여준다. 병원으로 출발한 중계차가 연결되었다. 잠시 후 사고 현장 중계차도 연결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긴급뉴스가 수십 일 동안 밤낮없이 진행되었다.

 

#4 특종, 생존자의 신음소리

사고 하루가 지난 6월 30일 오후 1시경 YTN의 용감한(?) 촬영기자가 카메라를 휴대하고 지하층 무너진 철근 콘크리트 잔해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생존자 신음소리를 들은 것 같다는 구조대의 말을 듣고 계속 전진하며 “누구 있어요?”를 외치며 생존자를 찾았다. 4~5m 앞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기자는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콘크리트 더미에 가려 생존자의 영상은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확실히 잡아낼 수 있었다. 살려달라고 외치는 생존자는 홍OO였고, 고등학교 교사였다. 더 전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곧 구조대가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촬영기자는 그곳을 빠져 나왔다. 후배 기자가 목숨을 걸고 촬영한 녹화 테이프는 본사로 전달됐다. 필자는 특종이라 외치며 생존자의 목소리를 몇 차례 방송했다. 방송 사상 매몰된 실종자의 육성을 전파에 실은 건 처음이었고, 그 후로도 유례가 없었다.

이 소식은 사고 현장의 구조본부에도 알려졌다.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홍 선생의 구조 상황은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드디어 밤 9시 50분 매몰된 지 28시간 만에 철근 콘크리트 더미에 하반신이 깔려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던 38세 가장이 구조되었다. 9시간을 TV 앞에서 가슴 졸이던 모든 국민이 박수를 터트렸다.

필자는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던 촬영기자에게 특종상을 상신했다. 구조된 홍 선생과 그의 목소리를 찾아낸 기자는 지금도 형님 아우로 지내고 있다. 이때부터 방송사들은 로봇 카메라나 내시경 카메라 등의 최신 장비를 경쟁적으로 도입해서 생존자 찾기에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5 다시 한 번 10시간 연속 생방송

사고 발생 이틀 만에 지하 3층에서 24명의 생존자가 확인되었다. 이때부터 구조대의 구조 활동이 현장의 생방송으로 이루어졌다. 모두가 가슴 죄며 TV를 시청한 지 10시간이 지난 7월 1일 오후 9시 “여러분 나옵니다. 건강 상태는 양호합니다!”라는 구조대원의 흥분한 목소리에 뒤이어 24명의 생존자가 차례로 들것에 실려 나왔다. 사고 현장에서는 물론 시청자 모두가 박수갈채를 보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51시간 10분 만에 기적적으로 24명의 매몰자가 구조된 것이다.

 

#6 뉴스 전문채널로 인정받은 YTN

사고 현장 주변으로 수십 개의 대형 텐트가 들어서고 지휘본부가 설치되었다. 실종자 가족을 위한 장소도 마련됐다. 이곳에 모여 구조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은 공중파 3사가 현장 생방송을 중단하자 YTN의 설치를 요구했다. 케이블 회사는 즉시 YTN을 가설해서 개통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개국한 지 4개월 된 뉴스 전문채널 YTN을 유일한 정보 소식통으로 활용했다.

한국에 뉴스 전문채널이 필요한가, 또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는 순간이었다. 다른 언론들도 YTN이 뉴스 전문채널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인정하고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7 구조활동을 위한 공동취재단 구성

사고 현장에는 방송국의 펜 기자와 촬영기자, 중계팀은 물론이고 신문과 잡지의 기자들까지 수백 명이 몰려든다. 그래서 언론사들은 구조대의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고 무질서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공동취재단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각사 부장단 회의를 현장에서 갖고 공중파 방송 3사에서 한 팀(취재, 촬영 3명으로 구성), YTN 한 팀만이 현장에 접근하기로 합의했다. 신문사 취재팀도 이에 준하는 운영을 부탁하였다. 구급차의 진로를 터주기 위해 언론사의 차량 주차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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