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누나의 남편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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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누나의 남편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친‧인척 사이에서 바른 호칭과 지칭을 사용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다. ⓒKudryashka/Shutterstock

‘추석에 만나는 친척, 어떻게 불러야 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하고 페이스북에도 포스팅했더니 결혼한 제자에게서 당장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교수님, 남편 누나의 남편은 제가 뭐라고 불러야 하지요? 남들한테 말할 땐 시매부님이라고 하는데… 호칭은 어찌해야 하나요?”

답변을 공개하기 전에 먼저 알려 드릴 게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쓰는 내용은 개인 의견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자료를 모아 엮은 것도 아닙니다. 국립국어원에서 2011년에 발표한 ‘표준언어예절’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남편 누나의 남편’은 ‘아주버님’

친‧인척 사이에 부르는 말(호칭)과 가리키는 말(지칭)은 지방과 계층에 따라, 집안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혼란이 일어나고 가끔은 오해도 생깁니다. 이에 국립국어원이 어문 규범에 맞으면서 국민 정서에 부합한 모범답안을 찾아 제시한 겁니다. 말과 글은 사회적 약속이므로 언어예절에서 표준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겠지요.

‘남편 누나의 남편’은 ‘아주버님’입니다. 호칭, 지칭 다 그렇습니다. 아주버니와 아주버님은 남편의 형을 부르는 말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그 말이 조금 더 의미를 확장한 것입니다. ‘누나의 남편’은 형과 같은 급이라고 보았고, 일부 지방에서 이미 그 의미로 쓰고 있어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반면 ‘남편 여동생의 남편’은 ‘서방님’이라고 합니다. 시동생을 부르는 말과 같죠.

그러면 그 아주버님은 ‘아내 남동생의 아내’를 어떻게 부를까요?  ‘처남댁’ 또는 ‘처남의 댁’이라고 합니다. ‘아내 오빠의 아내’는? ‘아주머니’입니다. 형수를 부르듯이 말입니다. 참고로 제자의 질문에 나온 ‘시매부’란 단어는 사전에  없는 데다 사용 사례도 찾기 힘듭니다.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남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 ‘사돈’

전통사회에서는 내외하는 법이 엄격했습니다. ‘남편 누나의 남편’과 ‘아내 남동생의 아내’가 말을 섞을 일이 없었죠. 그러니 상대를 부르는 호칭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다릅니다. 또 친가 못지 않게 외가나 처가 식구와 만나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사돈끼리 대화할 일도 잦아졌지요.

‘표준언어예절’을 만들 때도 새로이 가까워진 사이에서 오가는 호칭과 지칭에 특별히 신경을 썼지요. 그 하나가 ‘여자가 여동생의 남편’을 부르는 말입니다. ‘O서방’이나 ‘제부’라 하면 됩니다. 제부는 전통적인 용어는 아닙니다만 형부의 대립어로 널리 쓰는 현실을 반영하였습니다.

“남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 것은?”이라는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그 답은 사돈입니다.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도, 그렇다고 남도 아닌 조심스러운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며느리나 사위의 부모를 ‘사돈어른’  ‘사돈’  ‘사부인’이라고 부르는 건 기본입니다. 상대가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사돈어른, 적으면 사돈이라고 합니다. 이밖에 ‘밭사돈(바깥사돈)’은 써도 되지만 ‘사돈댁’은 낮춰 보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쓰지 않습니다.

 

친‧인척 사이에 주의해야 할 호칭과 지칭

조금 더 진도를 나갈까요? 사돈의 형제자매, 예컨대 며느리의 작은아버지나 사위의 이모에게도 똑같이 사돈어른, 사돈, 사부인, 밭사돈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장수시대라서 며느리나 사위의 조부모를 대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때는 남녀 구분 없이 ‘사장어른’입니다. 사장(査丈)은 윗 항렬에게만 쓰는 높임말입니다. 이밖에 사돈 집안 관계에서는 ‘사돈’ ‘사돈도령’ ‘사돈총각’ ‘사돈처녀’ ‘사돈아가씨’에서 골라 쓰면 됩니다.

친‧인척 사이의 호칭‧지칭을 설명하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숙질(叔姪) 사이만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합니다. 조카가 어리면 이름을 부르지만 장성하면 ‘조카’ ‘조카님(나이가 많으면)’ ‘OO아범/아비’ ‘OO어멈/어미’라고 합니다. 조카며느리는 ‘아가’ ‘새 아가’ ‘질부’ ‘OO어멈/어미’가 정식 호칭입니다. 누이의 며느리는 ‘생(甥)질부’, 자매의 며느리는 ‘이(姨)질부’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굳이 그렇게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조카사위에게는 ‘O서방’ ‘OO아범/아비’가 바른 호칭이지요.

이번 한가위에 오랜만에 만난 일가붙이들과 행복하고 편안하게 즐기셨습니까. 아, 당신은 뭔데 ‘표준언어예절’을 잘 아는 척하느냐고요? 그걸 만들 때 언론계 대표 자격으로 자문위원을 맡아서 전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니 믿을 만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