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서 빛나는 은발의 패셔니스타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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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에서 빛나는 은발의 패셔니스타

2015.10.06 · 최경숙(전 엘르 편집장) 작성
뉴시니어라이프가 주최한 패션쇼의 한 장면. 파란색 드레스를 입은 시니어 모델은 김경숙 씨. ⓒ김경숙

길가에 피어난 아름다운 코스모스가 여심을 유혹하는 초가을 오후, 심상문화센터에서 화려한 패션쇼가 펼쳐졌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런웨이에 등장한 매력적인 스타들은 50~80대의 시니어 모델들. 우아한 실루엣을 선보이며 당당하게 패션쇼 무대를 빛내는 50대와 70대 시니어 모델 두 분을 만나 황혼의 나이에 모델이 된 배경과 젊고 활기차게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INTERVIEW

70대 시니어 모델 _ 이오영 씨  “황혼의 나이에 모델 한다는 것, 행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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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에서 우아한 포즈를 선보이는 이오영 씨. ⓒ이오영

온화한 미소와 우아한 자태가 고급스러운 인상을 풍기는 72세 이오영 씨는 올해로 3년차 시니어 모델이다. 젊은 시절, 미인대회 출신일 정도로 뛰어난 미모를 지닌 그녀는 결혼 후엔 평범한 외교관의 아내로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오랜 해외생활을 하며 남편과 두 자녀의 뒷바라지에만 전념했다. 그녀가 뉴시니어라이프와 인연을 맺은 건 3년 전, 인터넷에서 시니어 모델 모집 공고를 보고 호기심에 삼성동 사무실을 찾으면서부터였다.

“50세 이상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문구에 가슴이 설렜지요. 황혼의 나이에 모델 일을 할 수 있다면, 참으로 멋진 일이잖아요.” 그녀가 말하는 지원 동기다. 20대에는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내 최고의 미인을 뽑는 무대에 서보기도 했고, 60대에는 경기도 수원시에서 개최하는 <혜경궁홍씨 선발대회>에 참가해 선발된 경험도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사무실 안쪽에 꾸며진 런웨이 형태의 무대에서 한창 수업을 받고 있던 시니어 모델들의 워킹 포즈를 보면서 그녀는 다소 자신감이 꺾였다. 연습 중인 모델들에게선 어느 누구에게서도 구부정한 할머니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하나같이 당당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는 은발 모델들의 패셔너블한 자태를 넋이 빠져 바라보던 그녀는 한참을 망설였다. 미인대회와 달리, 패션모델은 끼를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교육을 주관하던 구하주 원장의 간곡한 설득이 아니었으면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뻔했다고 그녀는 당시를 회고한다.

“모델을 시작할 무렵, 몸이 안 좋은 편이었어요. 골다공증도 있고 허리도 가끔씩 아프고… 그런데 모델 수업을 받은 지 6개월쯤 지나니 신기하게도 몸의 통증도 없어지고 허리가 펴지면서 건강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녀는 KBS 인기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에 출연해서 모델 워킹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 그때 패널로 출연했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허리가 아플 땐 모델처럼 걷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며, 모델이 된 후에 높은 구두를 신고 허리를 편 상태로 워킹자세를 취했던 것이 허리 통증에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이오영 씨가 런웨이에서 멋진 워킹을 하고 있는 모습. ⓒ이오영

시니어 모델 활동하는 것에 대해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사실 가족들의 지원이 없으면 모델로 활동하는 것이 어려워요.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패션쇼 일정이 잡히면 피부 마사지나 체중 조절도 해야 하고 리허설 등 연습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니까요. 또 패션쇼에 선보일 의상이나 소품 구입을 위한 경제적인 투자도 약간은 필요하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남편이나 자식들이 적극 지지하니까 부담이 적은 편이지요.”

 

모델 활동을 위한 특별한 몸매 관리 비법이 있나요?

매일 새벽에 1시간씩 공원에서 운동을 해요. 야외에서는 S라인 스트레칭과 푸시업을 주로 하는 편이고, 집에서는 아령으로 근육 트레이닝을 하지요.

 

모델 일을 하다 보면 저절로 몸매관리를 하게 되는 이점이 생긴다고 한다. 체중이 약간만 늘어도 스타일이 잘 살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긴장을 하고 스스로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3년 동안 신경 써서 운동하다 보니 그녀는 모델 초기에 비해 체중이 7㎏ 정도 줄고, 근육량은 많이 늘어나 비슷한 연배의 시니어에 비해 몸에 군살이 별로 없고 탄력 있는 피부를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다른 시니어들에게도 모델 일을 권하고 싶은지요?

뉴시니어라이프 모델교실은 어른들의 고급 놀이터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60~70대 나이에 저처럼 모델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 아닐까요. 모델을 하면 젊어지고 건강해지니까요. 가장 큰 장점은 다른 할머니들처럼 ‘빈둥지증후군’을 느끼거나 우울해질 틈이 없다는 거예요. 따라서 탄력 있고 건강한 몸매를 꿈꾸거나 젊었을 때 무대를 동경했던 시니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시니어 모델이 갖추어야 할 제1 조건은 몸매도 시간도 돈도 아닌 ‘열정’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겉으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제대로 런웨이에 등장해서 모델의 끼를 발휘할 때까지는 상당 기간 노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외형의 이미지뿐 아니라 내면의 멋을 가꾸어야 진정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70대의 시니어 모델 이오영 씨. 자신을 사랑하며 건강하고 매력적으로 살아가는 그녀는 젊은 세대들이 닮고 싶어하는 ‘워너비’ 패셔니스타가 아닐까.

 

INTERVIEW

50대 시니어 모델 _ 김경숙씨  “무대를 꿈꾸던 나, 모델 활동은 삶의 비타민이에요”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김경숙 씨. ⓒ김경숙

첫인상부터 모델다운 세련미와 패션 감각이 엿보이는 김경숙 씨는 올해 나이 59세의 시니어 모델.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외모와 군살 하나 없는 날씬한 몸매가 눈길을 끈다.

“젊었을 때부터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미용 분야에서 연예인과 오래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델 활동과 인연이 된 것 같아요.”

시니어 모델이 된 동기를 설명하는 그녀는 한때 유명 연예인 마케팅으로 인기를 끈 ‘마리프랑스바디라인’의 총괄본부장까지 역임했던 커리어우먼이다. 학창시절 그녀는 과 서클에서 국제 친선행사로 공연한 <심청전>과 <춘향전>의 주연을 맡아 공연하는 등 미모와 끼, 연기로 주목 받은 바 있는 재원이었다고 한다. 배우가 될 기회도 여러 번 있었지만, 보수적인 가풍의 영향으로 그녀는 꿈을 접고 사업가인 남편과 결혼해 두 딸을 뒷바라지하는 데 온 정성을 쏟았다. 사회활동을 시작한 것은 자녀가 중학교에 입학한 후였다.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지닌 그녀는 일을 시작한 후에도 가사와 자녀 교육, 사회활동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피부가 탄력이 있고 주름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 특별한 관리 비결이 있나요?

저는 20대 때부터 미용에 워낙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남이 얼굴 만지는 것을 싫어해서 제 손으로 직접 피부 관리를 해왔지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마사지를 꾸준히 해왔는데, 이것이 아직 제 피부가 처지지 않은 비결 같아요.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려면 마사지가 최고예요. 최근에는 제가 개발한 얼굴 근육마사지를 하면서 피부 탄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지요.

 

군살 없이 날씬한 몸매 관리 비결은?

저는 다른 사람에 비해 살이 찌는 체질은 아닌 것 같아요. 축복이죠. 하지만 50대부터는 근육량이 많이 줄더라고요. 그래서 기초대사량을 늘리기 위해 근육운동에 치중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등산 다니고, 집에서는 아령과 개구리운동을 자주 해요.

50대 후반 김경숙 씨의 매력적인 실루엣. ⓒ김경숙

평상시에도 하이힐을 신고 활동하시나요?

시니어 모델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하이힐을 즐겨 신었어요. 스타일을 중시하는 저는 옷맵시를 살리려면 구두 선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패션쇼 무대에서 늘 12㎝ 구두를 신고 워킹을 하는데, 습관이 되니까 평상시에 오래 신고 있어도 그리 불편하지 않아요. 주위 사람들은 제 무릎과 허리를 많이 걱정해주는데, 얼마 전에 엑스레이를 찍어보니까 건강한 편이래요. 뭐든지 습관 들이기 나름인 것 같아요.

 

모델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6개월 전 이제 자녀들도 다 키웠으니까 제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해도 될 시기가 왔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뉴시니어라이프를 찾아왔죠. 그런데 신기한 일은 제가 기초모델 교육을 마치고 패션쇼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순간, 온몸에서 그동안 잠자고 있던 세포들이 하나하나 깨어나 꿈틀대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에게 ‘모델은 천직이구나’ 하고 직감했죠. 모델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얻는 보람도 크지만, 힘든 교육과정과 리허설 등을 통해 동료 모델들 간의 우정도 돈독해져서 즐거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시니어 모델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저는 ‘삶의 비타민’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이만큼 삶을 즐겁게 하는 활력소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시니어모델 교육의 장점은 3~4회 전문 과정을 수강하고 난 후에 CF 모델을 하거나 문화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즐기면서 부업도 할 수 있으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셈이죠.

 

시간이 흐를수록 포즈와 연기력에서 물이 오르고 있음을 실감한다는 김경숙 씨. 60세를 코 앞에 둔 나이에 런웨이에서 팔색조처럼 눈부신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를 보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란 느낌이 들었다. 젊은 시절에 마음 한켠에 묻어두었던 꿈과 끼를 한껏 발산하면서 젊고 열정적으로 사는 그녀는 ‘제2의 인생’을 멋있게 사는 시니어 롤모델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