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새 흐름, 트럼프 현상과 샌더스 현상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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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의 새 흐름, 트럼프 현상과 샌더스 현상

백악관을 차지하기 위한 열전이 시작되었다. ©Andrea Izzotti/Shutterstock

젭 부시와 힐러리 클린턴

올해 초만 해도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을 유력 경쟁 후보로 꼽혔던 이름들이다. 공화당에선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민주당에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당연히 큰 덩치의 돈도 그들에게로 쏠렸다. 심지어 부시 전 주지사의 아버지와 형 그리고 힐러리 전 장관의 남편이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대선이 정치 명문가인 ‘부시가(家)’와 ‘클린턴가(家)’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한창 나돌았다.

하지만 이들의 이름은 ‘트럼프 현상’ ‘샌더스 현상’이라는 새로운 단어 앞에 빛을 잃어 버렸다. 특히 부시의 몰락은 참담하다. 부동산 사업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6월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그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부시는 존재감마저 상실했다. 트럼프 현상 앞에 부시의 이름은 자취조차 찾기 힘든 듯하다.

부시의 전국적 지지율은 7월까지만 해도 10%대 중반에 머물렀으나 이후 한 자리 숫자로 떨어져 다른 군소 후보들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경선이 벌어질 주별 지지율도 그가 주지사를 지낸 플로리다주에서 1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주들에선 한 자리 숫자다. 그가 선두를 차지한 주는 아예 없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20%대 후반에 머물면서 공화당 경선 후보 중에서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힐러리의 경우는 부시에 비해서는 좀 낫다. 한때 60%대에 머물던 전국적 지지율은 40%대로 하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선두다. 문제는 지지세가 정체 또는 하락세일 뿐 아니라 내년 초 처음으로 코커스와 예비선거가 치러질 아이오아주와 뉴햄프셔주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큰 차이로 뒤지거나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 지지도에서도 샌더스 의원은 ‘샌더스 현상’이라는 말마저 탄생할 정도로 8월부터 민주당 후보 중 2위로 올라 힐러리를 맹추격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개혁 성향의 미국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Crush Rush/Shutterstock

현실 정치에 대한 불신의 결과

한때 탄탄해 보였던 부시와 힐러리의 지지율이 하나같이 힘을 못 쓰는 현상에 대해 트럼프 현상과 샌더스 현상에 빗대어 ‘부시 현상’ ‘힐러리 현상’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정치권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불신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0%대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높다. 의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심각하다. 지지한다는 비율은 10%대인데 비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70~80%대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미 국민의 염증을 읽을 수 있다.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뿐 아니라 7월 말부터 2위로 치고 올라와 트럼프를 10여 %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은 벤 카슨 후보도 신경외과 의사 출신이다. 트럼프와 벤카슨 둘 다 비정치인 출신인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는 프로레슬링에 참여하는 등 의외의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a katz/Shutterstock

민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샌더슨은 현역 의원으로 시장 등을 역임한 직업 정치인이지만 ‘민주적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진보 세력의 아웃사이더다. 무소속인 그는 선거에서 현실적 어려움을 들어 민주당 선거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부시와 힐러리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선거 공약은 물론 선거자금 모금까지 과거 행태를 답습하다 지지율 급락, 답보라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다급해진 이들이 자신들의 선거 전략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유권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듯하다.

 

정치 불신, 다르지 않은 우리 상황

우리나라는 어떨까. 미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심하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다. 그 탓인지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전 회장이 상당한 득표력을 확인했다. 또 지난 대선 국면에서는 IT 기업가 출신인 안철수 현 의원이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할 때까지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기대와 환호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가 2년도 더 남았는데 언론은 벌써 유력 대통령 후보와 지지율을 경마 중계하듯 보도하고 있다. 낯 뜨겁다. 정치판도 초점을 맞추기는 매한가지다.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벌써 눈치보기와 주판알 튕기기 그리고 이합집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이 식상해하고 있는 현상이 우리 정치판에 또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시 현상과 힐러리 현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우리에게 트럼프와 샌더스는 언제 나타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