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파는 카페] 수돗물은 정말 마시면 안 되는 물일까?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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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파는 카페] 수돗물은 정말 마시면 안 되는 물일까?

깨끗한 수돗물은 건강과 시민 복지, 환경 등 다양한 문제와 연결된다. ©Gloszilla Studio/Shutterstock

물이 아무리 다양해도 깨끗한 게 핵심!

우리가 마시는 물은 식수, 음용수, 수돗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병에 넣어 마시는 물이라고 해서 병입수(Bottled Water)라고도 한다. 정수(淨水), 지하수를 여과·가공해 만든 먹는샘물(과거 흔히 생수라고 불렀음)도 그 이름의 다른 갈래다. 상업적으로는 광천수(미네랄워터), 탄산수, 해양심층수 등도 포함시킬 수 있다.

지금의 50대 이상은 대부분 어릴 적 수돗물을 즐겨 마셨다. 옛날 일부 가정은 수돗물조차 공급받지 못해서 우물물이나 펌프로 끌어올린 물을 음식 조리용이나 직접 음용수로 사용해야 했다.

공기와 더불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은 깨끗함과 안전성이 최우선이다. 우리 모두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물을 원한다. 호수와 지하수 등이 많이 오염되면서 자연 상태의 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안전하고 깨끗하게 보이는 물을 선택하려 한다.

우리 국민의 식수 이용 변화를 보자. 수돗물을 마시는물로 사용하던 비율은 2004년 60% 이상이었다. 바로 마시던 사람이 7%였고 끓여 마시던 사람은 54%로, 10명 중 6명이 수돗물을 마시는물로 사용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그 비율이 각각 10%와 23%로 나타나 수돗물 식수 이용 비율이 33%로 10년 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정수기물을 이용하는 비율은 26%에서 41%로, 먹는샘물 이용 비율은 7%에서 23%로 각각 엄청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에 대한 인식 변화

소비자들의 마시는 물 이용 행태를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시킨 계기는 1990년대 초의 사건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낙동강 상수원 페놀 오염 파동과 수돗물 트리할로메탄 검출 파동 등을 잇달아 겪으면서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불신은 크게 높아졌다. 또 수돗물 취수원의 수질이 1급수에서 2~3급수로 크게 나빠진 것도 수돗물에 대한 인식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경제 수준 향상으로 어느 정도 비용을 들여서라도 상대적으로 건강에 좋을 것처럼 보이는 물을 찾게 된 것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제 먹는샘물을 구입하거나 정수기를 들이는 게 가정 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 2015년 6월, 10대 이상 남녀 1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소비자들이 먹는샘물과 정수기를 사용하는 이유가 분명히 드러났다. 먹는샘물이 수돗물보다 더 안전하고 깨끗할 것 같고 편리하기까지 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먹는샘물을 구입할 때는 제품 브랜드와 제조회사의 상대적인 이미지를 우선 고려한다고 꼽혔다.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는 녹물이나 이물질이 함유되어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이 많았다. 물맛보다는 막연한 불신과 건강에 좋지 않을 듯한 느낌이 중요한 이유가 된 것이다.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없애고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고도정수처리를 하거나 병에 수돗물을 넣어 ‘아리수’ ‘K-Water’ 등의 이름을 붙여 무료로 나눠주는 등 예산을 들이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하지만 수돗물을 마시는물로 사용하지 않는 습관의 벽을 허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 정도 경제력을 갖춘 나라에서 대다수 소비자들이 정수기를 필수품처럼 여기고 먹는샘물을 사먹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반문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시 몇몇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깨끗한 수돗물, 왜 중요한가?

서울시와 수자원공사 등은 시민들이 수돗물을 마시는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최근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고도정수처리 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다. 만약 앞으로 마시는물로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헛돈을 쓰는 꼴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먹는샘물 사용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페트병 사용도 늘어난다. 여기에 비례해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폐플라스틱이 증가할 것이다. 지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먹는샘물 이용자의 증가는 지하수 자원 보존에도 결코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 특히 지하수 자원 부족국가로 꼽힌다. 먹는샘물 제조 때문에 지하수 자원이 고갈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시는 물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환경 보호, 효율적 자원 이용, 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 등 다양한 문제들과 맞물려 있다. 그래서 고도정수 처리돼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병에 넣어 먹는샘물의 3분의 1 내지 5분의 1 가격에 팔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수돗물 불신도 덜고 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도 살피는 일석이조의 정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