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못 맡으면 생각보다 일찍 사망할 수 있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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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못 맡으면 생각보다 일찍 사망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대체로 후각 기능이 떨어진다. 60세 전후로 나타나는 노화 현상 중 하나다. 땀 냄새나 자신의 체취에 무심해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것을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사람들은 눈이 잘 안 보이거나 귀가 잘 안 들리면 꽤 신경을 쓰지만 냄새를 전혀 또는 잘 못 맡는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할 때도 시력이나 청력 측정은 검사 항목에 들어있지만 후각 테스트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런 경향에 경종을 울리는 해외의 조사,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후각 기능이 상실되거나 감퇴된 노년층을 대상으로 일정기간이 지난 후 사망률을 조사해보니 정상인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던 것이다. 훨씬 높다는 것도 몇 십% 정도가 아니라 2~4배나 높게 나왔다니 놀랄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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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 기능 상실은 건강 상태의 위험을 예고하는 선행지표와 같다. ⓒOllyy/Shutterstock

미 국립보건원 산하 여러 연구조직의 지원을 받아 시카고대학이 진행한 ‘사회생활·보건·노화연구프로젝트(NSHAP)’는 57~85세 연령층의 샘플 3005명을 대상으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 간에 걸쳐 후각 기능 상실 및 감퇴의 사망률 선행지표성을 조사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2014년 10월 1일자 개방형 학술저널 <PLoS One> 온라인판). 이들 샘플은 인구통계적 측면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들로, 미국 전역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남자 1454명과 여자 1551명으로 이뤄졌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면접조사원들은 대상자들의 자택으로 찾아가 후각 기능을 검사하고 관련된 조사를 진행했다.

후각 기능 조사는 장미와 가죽, 오렌지, 생선, 페퍼민트 등 5가지 냄새를 펠트펜에 묻혀 맡게 한 뒤 몇 개를 알아맞히느냐에 따라 정상과 감퇴, 상실로 구분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5가지 냄새 중 4~5개를 알아맞힌 사람은 정상, 2~3개를 정확하게 구별한 사람은 감퇴, 한 가지를 가려내거나 5가지를 모두 틀린 사람은 상실로 규정했다. 이같은 구별에 따라 정상은 전체의 77%인 2144명이고, 감퇴는 19%인 653명, 상실은 3.5%인 121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분류한 조사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5년 뒤 사망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중 430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대상자를 일일이 만나 조사한 결과 전체 샘플 3005명 중 2565명의 생존 사실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끝까지 생존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사람은 10명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2005년의 면접 조사와 후각 기능 검사로 후각 상실과 기능 감퇴, 기능 정상으로 분류된 사람들의 사망률이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인 점이다. 후각 상실로 분류된 121명의 생존 여부를 조사해보니, 사망률이 무려 39%나 되었고 후각 감퇴로 분류된 653명은 19%가 숨졌으며, 정상으로 분류된 2144명의 사망률은 10%에 불과했던 것이다. 후각을 상실한 사람들은 후각 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사망률이 높았고, 후각이 감퇴한 사람들도 정상인에 비해 2배 가까이 사망률이 높았다.

이같은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는 로지스틱 회귀분석이나 인구통계적 변수의 통제, 중복 이환(罹患)지수나 사망에 이르는 일반적인 질환의 균형화 같은 통계 분석상의 여러 기법이 두루 활용되었다. 특히 연령과 성별, 인종, 교육 수준, 생활 수준처럼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생변수들을 통제함으로써 조사 결과의 분석을 왜곡시킬 수 있는 요인을 배제시켰다.

이같은 분석과정에서도 후각 기능의 상실이나 감퇴가 5년 이내 사망을 예고하는 지표성 면에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출혈성 심장질환과 같은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간손상보다도 더 두드러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후각 상실이나 기능 감퇴 그 자체가 죽음을 가져오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건강 상태의 위험 요인을 예고하는 선행지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후각 기능 상실이나 감퇴는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탄광속 카나리아’와 다름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