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에 들어가기 위한 나무의 은퇴 준비, 가을 단풍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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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에 들어가기 위한 나무의 은퇴 준비, 가을 단풍

만산홍엽(滿山紅葉)! 단풍이 천지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철’이 왔다. 우리나라 단풍은 대개 9월 하순에서 11월 중순 사이 약 두 달에 걸쳐 나타난다. 사실 가을 자연을 즐기는 데 단풍 만한 게 없다.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내장산 등 단풍 명산은 물론 동네 야산이나 길거리, 집 마당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을 손님이 단풍이다. 때문에 미리 단풍에 대한 공부를 좀 해두면 지천에 깔린 단풍을 감상할 때 그 즐거움이 배가된다.

 

‘첫 단풍’ 판정은 기상청의 몫

올해 첫 단풍 소식은 지난 9월 23일 설악산(해발 1708m)으로부터 날아왔다. 이는 지난해보다 3일, 평년보다 4일 빠른 것이다. 그렇다면 첫 단풍에 대한 판정 기준은 무엇일까. “산 전체로 보아 정상에서부터 20%가량이 단풍으로 물들었을 때”가 기준이다. 큰 산에 단풍이 시작됐다고 판정하는 데도 이런 일정한 기준이 적용된다. 공식적인 판정은 기상청 몫이다. 단풍이 기상조건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 기상청은 전국에 깔린 기상 관측망과 축적한 기상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지역별 단풍 시작 및 절정기 등을 판정하고 예보한다.

설악산 첫 단풍1
설악산을 물들인 첫 단풍. ⓒ기상청

그러면 올해 설악산 단풍은 왜 3~4일 빨리 찾아왔을까. 9월 들어 기온이 예년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단풍 시작 시기는 대개 9월 이후 기온의 높고 낮음에 따라 좌우되며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을수록 빨라진다. 설악산 중청대피소의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바로는 올해 단풍 시작 전(9월 1~22일) 이 지역 일평균기온은 10.4℃로 지난해보다 1.3℃ 낮았다. 일평균 최저기온도 7.7℃로 지난해보다 1.1℃ 낮은 수치였다.

기상청이 지난 9월 17일 내놓은 올해 단풍 시기에 대한 예보 개요는 이렇다. “첫 단풍은 평년보다 1∼2일 빠르고, 절정기는 평년과 비슷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9월 25일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나타나고 절정기는 설악산 10월 18일, 내장산 11월 6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첫 단풍이 며칠 빨라질 것으로 예측한 것은 9월 전반(1∼15일)의 일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았고, 후반(16∼30일)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단풍 절정기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본 것은 9월 후반 기온이 평년과 별 차이 없는데다 10월 기온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측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서 단풍 절정기란 “산 전체로 보아 80%가량이 단풍으로 물들었을 때”를 가리킨다. 하지만 실제 올해 설악산 첫 단풍은 기상청 예보보다 이틀 빠른 9월 23일로 나타났다. 아무리 최신 기상 자료와 과거 빅데이터를 동원해 전문적으로 분석했다고 해도 첫 단풍 예보에 이틀 정도 오차가 났다. 기상이란 게 워낙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신(神)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단풍 절정기 정보! 미리 확인하자

단풍은 하루에 20∼25㎞의 속도로 남하한다. 따라서 북쪽 설악산과 남쪽 두륜산의 단풍 시작 시기는 한 달 정도 차이를 보인다. 절정기는 단풍이 시작되고 대개 2주 후에 찾아온다. 이 같은 여러 변수를 감안해 전국 유명산의 단풍 시작 및 절정기에 대한 예보가 나온다(그래픽 참조). 올해 기상청이 예보한 전국 주요 산의 단풍 시작 시기 및 절정기는 다음과 같다. ▷ 설악산(9월 23일/10월 18일) ▷ 북한산(10월 12일/10월 27일) ▷ 속리산(10월 14일/10월 28일) ▷ 내장산(10월 17일/11월 6일) ▷ 지리산(10월 7일/10월 20일) ▷ 두륜산(10월 29일/11월 11일) ▷ 한라산(10월 14일/10월 28일) ▷ 금강산(9월 23일/10월 16일). 금강산의 경우는 계절 관측 자료가 없어 설악산보다 이틀 빠르게 봤다. 따라서 실제 금강산의 올해 첫 단풍은 9월 21일쯤 찾아왔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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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산 단풍 시작 시기 및 절정기. ⓒ기상청

단풍 구경에 앞서 유명산별 절정기 정보를 잘 체크해 뒀다가 출발 전 다시 한 번 기상청 홈페이지 등에서 실시간 단풍 정보와 날씨 정보 등을 확인하면 낭패를 줄일 수 있다. 올해 전국의 단풍 절정기는 10월 18일(설악산)에서 11월 11일(두륜산)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속리산 등 중부지방은 10월 28일 전후, 지리산 및 남부지방은 10월 20일에서 11월 11일 사이에서 지역별로 편차가 좀 있을 전망이다. 단풍철만 되면 유명산들이 인파로 북적이는 만큼 단풍 시작 및 절정기 정보 외에도 교통 및 숙박편을 미리 잘 준비해야 단풍에 대한 추억을 제대로 간직할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가까운 동네 산이나 공원 등을 찾아 단풍을 즐겨도 좋을 것이다. 단풍의 교과서적 정의는 ‘식물(낙엽수)의 잎이 붉은빛이나 노란빛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대개 일 최저기온이 5℃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또한 단풍은 산꼭대기부터 시작해서 계곡으로, 북쪽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내려온다. 기온의 한랭도 분포가 달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단풍은 평지보다 산, 강수량이 많은 곳보다 적은 곳, 음지보다는 양지바른 곳에서 아름답게 나타난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을수록 단풍의 색깔은 더욱 선명해지고 고와진다. 특히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기 위해서는 날씨가 건조해야 하며, 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기가 차가워야 한다. 올해는 가뭄으로 날씨가 무척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데다 일 최저기온도 평년보다 대체적으로 낮아 전국 곳곳의 단풍이 무척 고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생의 노년, 붉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처럼

글머리에서 ‘만산홍엽(滿山紅葉)’이란 말로 단풍 든 모습을 소개했지만 단풍은 붉은색 외에도 여러 가지 색깔을 띤다. 가을이 깊어져 기온이 0℃ 부근까지 떨어지면 나무는 엽록소 생산을 중단하고 잎 안에 ‘안토시아닌’ 성분을 형성해 붉은색으로 변한다.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지 못하는 나무들은 비교적 안정성이 있는 노란색과 오렌지색의 ‘카로티노이드’ 및 ‘크산토필’ 색소를 만들면서 투명한 노란 잎으로 변한다. 이때 붉은색의 안토시아닌과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가 혼합되면 화려한 주홍색이 된다. 타닌(Tannin)성 물질이 산화 중합돼 잎 속에 축적되면 갈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람들은 단풍을 즐기지만 나무들 입장에서 보면 화려했던 시절(봄·여름)과 결별하고 월동에 들어가기 위해 격렬한 은퇴 행위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랑하고 뽐내던 모든 것을 비우고 단출한 자기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결연하게 겨울과 맞설 채비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온 천지에 ‘단풍 인증샷’을 보란 듯이 찍어 올리는 나무들과 50~60대 은퇴기를 맞은 우리 인생의 처지가 서로 비슷해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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