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야기] ⑨ ‘김서방 찾기’보다 어려운 뉴욕에서 화장실 찾기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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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 ⑨ ‘김서방 찾기’보다 어려운 뉴욕에서 화장실 찾기

한국의 화장실 문화와 인프라는 상당히 선진국이다. 아마 세계 최고의 청결성과 접근성, 편리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이나 사무실 빌딩 등에 있는 화장실은 잘 정비되어 있다. 도처에 화장실이 있어 찾기도 쉽다. 그래서 화장실 가는 것은 제재받지 않는다. 어느 빌딩에 들어가서 부탁하든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왜 갑자기 화장실의 제재나 부탁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뉴욕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화장실 이용만큼은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맨해튼 시내에는 공중 화장실이 거의 없다. 지하철 구내도 마찬가지다. 일부 화장실이 있지만 폐쇄해 놓았다. 자물쇠로 굳게 잠겼다. 어쩌다 몇 군데가 있다. 필자가 기억할 정도로 적다. 대형 환승역뿐이다. 그랜드센트럴, 타임스퀘어 외에는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큰 환승역도 화장실 변기나 사이즈가 이용자 대비 턱없이 적다. 타임스퀘어역에 딱 한 곳이 있다. 남자의 경우 변기는 딱 3개다.

 

뉴욕에서 화장실에 가려면?

그랜드센트럴역은 지하에 화장실 두 곳이 있다. 하지만 그곳은 지하 푸드코너가 함께 있기에 역 자체 화장실이 아닌, 식당 손님의 공용 화장실인 셈이다. 그나마 좀 넓은 편이지만 우리로 치면 서울역이다. 청결도는 형편없다. 변기 개수는 훨씬 적다.

그렇다면 일반 빌딩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할 수 있지만, 뉴욕 시내 빌딩들은 우선 입구에서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불허다. 입주 회사에 용무가 없으면 1층 로비에서부터 제지당한다. 간곡히 부탁해 화장실만 이용하자고 해도 그들은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안전 때문이란다. 9·11 사태로 더욱 안전과 보안을 철저하게 하는 편이지만, 그 이전에도 그렇게 쉽게 화장실만 이용하기 어려웠단다.

그럼 대형 백화점을 이용할 수는 없을까. 백화점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백화점인 33번가 Macy′s백화점을 가보자. 우선 1층엔 화장실이 없다. 물론 백화점들의 영업전략이기 때문에 그 비싼 1층에 화장실을 마련해둘 리가 없다. 우리의 경우도 백화점 1층엔 대부분 화장실이 없다. 그건 이해할 수 있다. 지하 1층에 내려가 보면 화장실이 있긴 하다. 그 넓은 백화점에 남자 소변용 변기가 7~8개 정도다. 명동 롯데백화점보다 3배나 넓은 바닥 면적을 가지고 있는 Macy′s백화점이 지하 1층, 1층, 2층에 걸쳐 남자 화장실은 단 한 곳이다. 웬만한 시간에도 남자들이 화장실 앞에 줄을 서있다. 여자 화장실은 언제나 만원이다. 남자 화장실보다 줄이 훨씬 길다.

그럼 일반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대답은 불가다. 레스토랑을 이용하러 온 고객이 아니면 입구에서부터 입장을 못하게 한다. 식당 입구에서 우선 몇 명인지를 파악하고 서빙자가 자리로 안내하기 전에 입구에서 기다린다. 따라서 화장실 이용을 부탁해도 웬만해선 허락지 않는다. 그들도 안전이다. 만약에 손님이 아닌 일반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사고가 나면 우선 그 레스토랑이 골치가 아프다. 워낙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곳이라 어떤 사태가 어떤 형태로 일어날지 감당하기 어렵다. 사고가 터지고 난 후에 그걸 보험 처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우선 손님이 아닌 경우 보상 받기가 어렵다. 모든 게 비용이다. 업주 입장에선 쓸데없는 일이기 때문에 손님이 아닌 경우 무조건 화장실 이용을 못하게 하는 이유다.

32번가 한인타운, 이곳에서의 화장실 이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식당에 사정을 말하면 이용할 수는 있다. 한국인이라서 그렇다. ©곽용석

 

볼일이 급할 땐 어디로 가야 하나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정답은 맥도날드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그나마 저렴하게 햄버거를 먹거나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해당 업소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허나 워낙 뉴욕 사정이 그렇다보니 이러한 프랜차이즈 업소에도 화장실 개수나 변기 수가 적기는 마찬가지다. 화장실 앞에 줄이 항상 서 있다. 화장실이 하나인데 1인 이외에 이용이 불가하다. 남녀도 따로 없다. 그저 1인용짜리 한 곳뿐이다. 몇 미터 길게 줄 서 있는 것이 다반사다.

49번가 브로드웨이에 있는 맥도날드. 이곳도 1층, 2층 모두 합쳐 좌석은 200석 정도된다. 그러나 화장실은 1인용 하나뿐이다. 매번 갈 때마다 줄을 선다. ©곽용석

뉴욕을 관광하는 외국인들은 이 점을 분명히 사전에 준비하고 호텔이나 숙박지를 나와야 한다. 뉴욕은 워낙 건물들이 오래되어 리모델링하기가 어렵다. 건물 내부 구조를 변경하기가 어렵고 공공기관의 허락이 만만치 않다. 자연스레 비용과 시간이 투여된다. 방에 간단한 칸막이 공사하는 데도 몇 백만원은 기본이다. 공사 기간도 한 달이고 두 달이고 흘러간다. 그래서 결론은 그냥 그렇게 현재에 만족하고 산다.

어느 한인 교포가 운영하는 렌트하우스 화장실. ©곽용석

여기에 반해 쓰레기 버리기는 후하다. 심하게 말하면 아무거나 버려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쓰레기통은 시내 곳곳에 많다. 그냥 버리기만 하면 된다. 가구나 전자제품 대형 쓰레기도 그냥 버리면 된다. 청소차가 다 가져간다. 하얀 비닐봉지나 검은 봉지에 넣어 버리면 된다. 종이나 박스, 유리는 하얀 비닐에 버리면 분리수거 되고, 나머지는 그냥 쓰레기통에 넣거나 아니면 검은 비닐에 넣어서 일정한 요일에 길가에 내놓으면 된다. 그러면 밤과 새벽 사이에 모두 수거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