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 유리디체아카데미, 클래식 소녀시대가 돌아왔다!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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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 유리디체아카데미, 클래식 소녀시대가 돌아왔다!

6070세대 음악 감상 모임, 유리디체아카데미

유리디체아카데미, 마치 무슨 음악학교 이름 같지만 사실은 6070세대 음악 감상 애호가들의 모임 이름이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클래식 음악을 감상한다. 회원들은 거의 60~70세 어르신 여성분들이 많고 남성들도 전체의 20% 정도 된다. 이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전·현직 대학교수, 전·현직 기업체 CEO, 의사, 자유직업인 그리고 일반 사모님들이다.

6070 클래식 감상 모임 유리디체아카데미는 금년으로 창립 6주년을 맞았다. 이 아카데미를 창설한 사람은 정흥숙 전 중앙대학교 의상학과 교수다. 그는 경기여고를 나와 서울대학교 가정과로 진학한 후 졸업과 동시에 MBC 아나운서로 취직하여 3년 동안 아나운서 활동을 했다. 당시부터 클래식 DJ를 담당했다. 그러다가 미국 미시간대학교로 유학하여 의상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 후 그 대학에서 6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다가 귀국하여 중앙대학교에서 40여 년 동안 의상학 교수로 봉직했다.

정년 후 우연히 어느 클래식 음악 감상 모임에 참석했다가 해설자의 해박한 해설을 듣고 그만 음악 감상에 또다시 흠뻑 빠져버렸다. 당장 집의 오디오도 최고급으로 바꿨다. 교직생활에서 잊어버렸던 소녀시절의 클래식 기억이 되살아났다. 당시 르네상스, 디쉐네 등 음악감상실에 심취했던 10대 소녀로 되돌아간 것이다. 회춘이었다. 그리고 영혼까지도 맑아지는 환희에 빠져 들었다.

유리디체아카데미 정기 모임. 강의를 듣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황인환

이렇게 좋은 음악 감상, 친구와 함께 나누자

정 교수는 이런 유익한 음악 감상을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의 열정은 못 말릴 정도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하여 60명을 모아 우선 출범식을 가졌다. 음악 감상회의 이름도 아카데믹하게 ‘유리디체아카데미’로 명명했다. ‘유리디체’는 <오르페오와 유리디체>라는 글룩의 오페라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이 오페라는 오페라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전의 오페라가 성악가의 기교에만 의존하던, 자칫 서커스로 전락할 뻔했던 것이었다면 글룩의 이 작품은 음악과 드라마가 균형을 이룬 최초의 오페라다운 오페라였다. 오리지널은 유리디체와 오르페오의 죽음으로 끝나지만, 1774년 버전은 오르페오의 사랑에 감동한 사랑의 여신의 도움으로 유리디체가 다시 살아나 오르페오와 재결합하는 해피엔딩이다. 오르페오는 그리스신화의 시(詩)의 신이고 유리디체는 그의 아내다.

유리디체 아카데미는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30분 압구정동 세실아트홀에서 모인다. 지난 6월에 창립 6주년 기념 음악회를 가졌다. 그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같은 장소에서만 모였다. 회원은 모두 80여 명이지만 매회 50명 남짓 참석한다.

창립 6주년을 맞아 기념 행사를 개최한 유리디체아카데미. ⓒ황인환

시 낭송과 한시(漢詩) 작법, 해설도 곁들여

음악 감상 프로그램 1부는 클래식 소품 감상인데 분명한 주제를 선정하여 그에 맞는 곡을 선택하여 감상한다. 보통 3~4개의 소품들을 감상한다. 중간에 15분 정도 인터미션 시간을 갖는데 이 시간에 주최측이나 회원들이 특별히 준비해온 다과로 대화시간을 갖고 2부로 이어져 콘서트나 오페라를 감상한다. 대략 3시간 정도 진행된다.

음악 감상 1부가 끝나는 인터미션 시간에는 정흥숙 회장의 시 낭송이 있고, 곁들여 한시(漢詩) 감상 시간도 갖는다. 한시는 성형외과 의사이자 한시 작가인 윤병일 회원이 담당하고 있다. 또한 특별한 게스트로 성악가나 연주자를 모시고 가곡이나 연주를 듣기도 한다. 즉석 미니 음악회가 열리는 것이다.

회원들은 노트에 필기를 하는 등 해설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경청한다. 이럴 때 보면 음악 감상회인지 인문학 강의실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다. 나이 드신 분들이 열심히 필기하는 것을 보면 학창시절로 되돌아 간 듯하다.

진지하게 음악 해설을 듣고 있는 유리디체아카데미 회원들. ⓒ황인환

역사 유적지나 전통문화 현장 답사도

유리디체아카데미 회원들은 봄, 가을엔 지방 유적지나 역사 관광지를 택하여 답사여행도 다녀온다. 물론 우리의 전통문화 중 가능하면 전통음악이나 가사문학 등에 얽힌 장소들을 순례 탐방한다. 도심을 벗어난다는 즐거움과 전통문화의 유산을 탐방했다는 보람이 회원들의 마음을 살찌운다.

가을 문화재 탐방에 나선 회원들의 표정이 밝다. ⓒ황인환

유리디체 회원들은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유럽음악여행을 떠난다. 베토벤, 모차르트 등 악성들과 음악가의 고향을 찾아가 지금껏 공부하고 감상했던 작품의 현장을 찾는다. 회원들이 가장 기다리는 음악여행이다. 이 여행에는 특별히 부부동반도 허용되어 즐거운 가족 여행으로도 활용된다.

이들의 음악 감상을 위해 해설을 담당하는 교수는 시인이면서, 문화해설가 그리고 클래식 해설가로 정평이 나 있는 선병철 교수다. 스크린에 흐르는 음악은 현존하는 음반 중에서 가장 유명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DVD 명반(名盤)만을 골라 감상한다. 대부분 그가 소장한 음반이다.

공연 DVD의 한 장면(크기변환)
공연 DVD의 한 장면. ⓒ황인환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여라

나이 들어 건전하게 여가를 보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집 안에만 있던 여성들의 경우 첫발을 떼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벗어나야 노년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누구나 활기차게 움직이는 방법이 있다. 무조건 친구들과 어울려 좋은 모임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것이다. 혼자라서 낯가림이 심한 경우도 둘이라면 용기가 솟는다. 그리고 문득 ‘나도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 그때가 바로 활동을 시작할 가장 적기다. 그 기회를 놓치면 다시 찾아오는데 몇 달이 될지, 몇 해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생각이 들 때 당장 움직여라.

건전한 모임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되면 모든 게 달라진다. 우선 젊어지고 세상이 넓어진다. 나이 들면 같은 취미를 가진 벗이 가장 반가운 법이다. 말이 통하기 때문이다. 그들과 벗하다 보면 당신의 정신적 연령은 아마 10년은 젊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임을 결코 먼 데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찾도록 하라.

유리디체아카데미는 음악 감상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열린 모임이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아래 카페를 클릭해 참고하면 된다.

 

유리디체아카데미 카페 방문하기

황인환(전 세계일보 출판국장)
황인환(전 세계일보 출판국장) 모든기사보기

중앙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출판국 여성부 부장, 세계일보 출판국장을 지냈다. 이후 개혁과 대안을 위한 전문지식인회의 사무총장, 한국방정환재단 사무총장, 한국언론인연합회 편찬부위원장, 정경뉴스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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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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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현미 2015-10-27 09:35:53

    가끔, 취미가 뭐냐라고 물어보면 일초, 이초, 삼초 고민하다 결국 대답을 못하곤 합니다.
    한살한살 나이를 먹을 수록 일도 중요하지만 내면이 풍요로워질 수 있는 취미를 반드시 가져야
    제가 하는 일에도 도움이 될텐데 왜 못찾을까 고민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른바 '막귀(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듣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귀 ㅋㅋ)'여서 클래식은 정말 잘 모르지만 전에 한번 발레를 보다 음악이 너무 좋아서 한동안 쭈욱 힐링뮤직으로 들었습니다ㅎㅎ 뭐든 배우면 더욱 좋아지겠지요. 저도 언젠가 이런 멋진 활동을 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