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스레 통통] 입에 발린 소리만 해서 대화가 되겠습니까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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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스레 통통] 입에 발린 소리만 해서 대화가 되겠습니까

골프 얘기를 하려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무슨 죄인이라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으니 욕을 먹더라도 할까 합니다. 그리고 이건 골프 얘기가 아니라 ‘소통론’에 관한 것이니까 말입니다.

친구 네 명이 라운딩을 시작합니다. 뽑기에서 1번을 뽑은 행운으로 오너(Honour)가 된 친구가 티샷을 합니다.

‘팅’, “굿샷!” 4번 친구가 외칩니다. 그러나 힘껏 스윙한 공은 슬라이스가 나는 바람에 오른쪽 개천에 빠져버립니다.

두 번째 친구가 ‘팅’, “굿샷~” 역시 4번 친구가 소리칩니다. 이번 공은 심한 후크가 걸려 왼쪽 언덕으로 올라가 OB가 됩니다.

세 번째 친구가 ‘팅’, “굿샷!” 역시 4번 친구입니다. 아뿔싸, 공은 하늘로 날아가 코앞에 떨어집니다.

드디어 굿샷만 외치던 4번 친구 순서. ‘팅’ 공은 빨랫줄처럼 날아가 페어웨이 한가운데 잘 떨어집니다. 그야말로 굿샷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굿샷”을 외쳐주지 않습니다. 본인이 혼자 또 외칩니다. “굿샷!”

다음 홀에서 오너가 된 4번 친구가 티샷을 합니다. 공은 이른바 ‘쪼르’가 나 또르르 굴러갑니다. 그때서야 나머지 세 친구가 “굿샷”을 외치며 환호해 줍니다. 4번 친구가 불만입니다.

“야, 너희들 왜 그래. 쪼르난 걸 보면서 굿샷이 뭐냐?”
“야, 이 친구야. 굴러갔으니 굿샷이지 뭐긴 뭐야.”

그동안 다른 친구들이 친 공이 물에 빠져도 굿샷, OB가 나도 굿샷, 무조건 굿샷만 외친 건 까마득히 잊어먹고 그는 씩씩댑니다. 결국 4번 친구가 그동안 외친 굿샷은 상대방과는 무관하게 건성건성 건둥건둥, 보는 둥 마는 둥, 듣는 둥 마는 둥 제 할 소리만 하는 립서비스였잖아요. 그런데 입에 발린 립서비스일지라도 제대로 된 것이었다면 상대방이 기분 나쁠 리 없습니다.

소통이란 그런 것입니다. 아무 성의 없이 그저 입에 발린 소리만 해서야 대화가 되겠습니까. 소통이 되겠습니까. 마음에도 없는 소리,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으면서 하는 얘기, 이건 아니 한만 못한 것이지요. 이러니 18홀을 다 돌 때까지 이 친구와는 진심이 담긴 그 어떤 대화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농담이나 하잘 것 없는 소소한 얘기일지라도 말입니다.

골퍼가 아니더라도 위의 이야기는 실감날 것입니다. 골프장이 아니더라도 남의 결혼식장에 와서 혼주에게 어제 다녀온 상가(喪家)집 얘기를 하는 친구 등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으니까요. 말은 마음이 겉으로 드러난 표현일 뿐입니다. 소통, 결국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겠지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 성의 없이 그저 입에 발린 소리만 하는 대화는 소음에 불과합니다. ⓒPathDoc/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