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피는 물보다 진하고, 돈은 피보다 더 진하다 – 전성기뉴스
콘텐츠 바로가기

top

[둥글둥글] 피는 물보다 진하고, 돈은 피보다 더 진하다

돈은 요물이라고 했지요

예부터 돈은 인간사 말썽의 중심에 서 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돈은 요물이니 뭐니 한 거겠지요. 옛날 얘기부터 하나 하겠습니다.

아들 삼형제를 둔 어떤 부자(富者)가 죽었습니다. 유언장에는 재산의 전부를 막내에게 주라는 내용이 담겨있었고요. 당연히 위의 두 형제가 소송을 냈고 지방 책임자였던 부사(府使)급 원님이 이를 맡아 해결해야 했습니다. 원님은 고민을 했습니다. 왜 막내에게만 유산을 물려주었을까? 요즘 식으로 말해서 경영차원에서? 아님 사람 됨됨이 때문에? 아님 순수한 막내에 대한 외곬사랑 때문에? 등을 두고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원님은 세 아들을 관아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짚으로 커다란 인형을 만들어 거기다 삼형제 아버지의 이름을 붙이도록 했습니다. 그리곤 맏아들에게 이를 끌고 가라 명했습니다. 그는 서슴없이 끌고 갔습니다. 둘째에게 똑같이 시켰고 그 또한 형처럼 마구 끌고 갔습니다. 하지만 막내는 달랐습니다.

“아무리 짚으로 만든 인형이지만 선친(先親, 돌아가신 아버지)의 함자(이름)가 새겨진 것을 어찌 함부로 끌고 갈 수 있겠습니까. 원님 명이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벌을 내려 주시옵소서” 하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원님은 판결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대로 재산은 막내가 모두 갖는 것이 옳다고. 원님은 삼형제의 행동이 그들 부친 생존 시 했던 그대로 나타났다고 본 것이지요. 조선조 명종 때인 1500년대 경북 선산(善山)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로 당시 부사는 송기충(宋期忠)이란 분이라고 합니다. 청렴강직하고 자애롭고 자상하게 백성들을 돌봐 임금께서 비단 옷감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요즘 라면 시장에서는 농심이 단연 인기입니다. 2015년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이 자그마치 61.5%를 차지합니다. 브랜드별 톱10 가운데 1~5위가 전부 농심이고요. 갑자기 웬 라면 타령이냐구요? ‘농심 라면’의 원래 이름이 ‘롯데 라면’이거든요.

지금 한창 ‘탁명(濁明)’을 떨치고 있는 롯데그룹 창업자의 친동생이 바로 농심의 오너 회장입니다. 그는 창업자 형님과 경영 갈등을 빚다가 일찌감치 형의 그늘에서 독립해 라면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선두주자 삼양라면이 버티고 있는 라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다 1975년 농심라면을 출시하면서 대박 중 대박을 터뜨린 것입니다. 그후 회사명도 아예 농심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농심라면의 그림이 바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이거든요. 형제간에 싸움으로 갈라선 기업에서 형제애를 다룬 광고로 히트를 했으니 이거 참 재미난 일입니다. 코미디언 곽규석 씨와 구봉서 씨를 내세워 당시 유행어가 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TV 광고가 바로 그때 나온 것입니다.

내용은 아시다시피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와 있는 형제애를 그린 전래동화입니다. 밤중에 형님은 동생한테, 동생은 형님한테 서로 몰래 볏단을 전해주다 밤중에 부딪쳐 만나는 그런 얘기 말입니다. 지금은 또 그 농심라면 형님의 아들들이 소송 전까지 벌이며 돈 싸움을 하고 있네요. 피는 물보다 진하지만 돈은 피보다 더 진하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이긴 하지만 좀 그러네요하긴 북한에서조차 돈에 대한 충성심이 당과 수령보다 위라니, 돈이 뭘까요. 이거 참….

돈이 피보다 진하다고 합니다. 이를 부정할 수가 없네요. ⓒAlena Stalmashonak/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