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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멘토]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 박사가 즐겁게 나이 드는 법

2015.11.04 · HEYDAY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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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로 50여 년간 환자를 돌보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이근후 박사. 그는 요즘 베스트셀러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통해 즐겁게 나이 드는 비법을 전하고 있다. 웃는 얼굴에서 소년이 엿보이는 그에게 스트레스를 품으며 즐겁게 나이 드는 법에 대해 물었다.

 


 

스트레스, 삶의 중요한 에너지

사람은 누구나 부부, 부모와 자녀, 직장 동료와 선·후배 등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그러니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겠죠.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이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요. 저를 자주 찾아오던 강박증 환자가 있어요. 강박증을 없애기보단 생산적인 강박을 부여하면 좋을 것 같아 붓글씨를 배워보라고 권했죠.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그 환자는 결국 붓글씨로 국선 특선에 입상하더니 심사위원까지 되더군요. 스트레스를 자신의 강점으로 바꾼 좋은 예죠.

 

젊음을 부러워 하지 말자

지금도 의료봉사 하러 네팔을 자주 갑니다. 네팔에서는 노년의 시기를 자유가 허락되는 시기라고 보는데 그 이유는 젊을 때 열심히 살아 이만큼 결실을 맺었으니 이제 속박하고 있던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라는 의미죠. 저 역시 나이 듦을 받아들이면서 가슴앓이를 했어요. 거울 속에 서 있는 머리 희끗한 노인이 나라는 걸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죠. 어렵게 받아들이는 순간 틈새가 보이더군요. 내가 할 일이 보이고 비로소 장점들이 보였어요. 그래서 전 지금 누구보다 바쁘게 삽니다. 오히려 청년들 앞에서 “너 늙어봤니? 난 젊어봤다”고 당당히 말해요. 나이 든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즐겁게 살고 있어요.

 

지금, 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누리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살죠.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니 스트레스를 받고요. 그렇다면 행복은 뭔가요?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행복 아닐까요. 행복은 신기루가 아니에요. 지나간 순간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겠지만 진행형이 아니잖아요.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에 더 집중해보세요. 행복은 누군가로부터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찾으려 하지도 않으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불평만 할 건가요.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려선 안 돼요. 행복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틀리다와 다르다

많은 분들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옳고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상대방은 틀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아요. 틀린 주장을 하는 상대방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있나요? 틀림과 다름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해요. 산에 가자는 상대방과 바다에 가자는 내 의견이 있다면 옳고 그름으로 구분할 수 있나요? 주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올여름은 산, 내년엔 바다에 가자는 식의 협의를 해야죠. 다름을 인정할 때 양보할 수 있어요. 그럼 스트레스가 줄어들 겁니다.

 

나이에서 오는 권위를 내려놓자

제 주위에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중년, 노년이 많아요. 하물며 자녀와의 관계조차 쉽지 않죠. 어려움을 자각하면서 과거의 내 습관, 고집을 고수하면 스트레스만 높아집니다. 저는 손주나 자녀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내려놓았어요. 권위를 버렸다고 아버지가 아닌가요? 습관을 하나 버리고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니 새로운 즐거움이 보이던걸요. 자식들에게 효도받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효도라는 말 자체를 듣기 싫어해요. 효도를 경제적 부양이나 책임으로 생각하니 부담스러운 거죠. 부모들은 또 이런 자식들의 태도에 스트레스를 받고요. 이제 효도의 의미부터 제대로 짚고 넘어가면 어떨까요? 효도는 꼭 물질적인 것만이 아닌 부모와 자녀의 소통이라고 말이에요.

 

죽음과 친해지자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이 선배가 드디어 성인(聖人)의 대열에 올랐나 했더니 나이 들면서 감각이 무뎌지다 보니 죽음이 뭔지 잘 모르겠다더군요. 농담으로 한 이야기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여러 감각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건 오히려 신의 축복이 아닐까 싶어요. 그만큼 예민한 일도, 까다로운 일도 줄어든다는 의미이니까요. 어쨌든 죽음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거부하려 애쓰기보단 순리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죽음에 대한 공포를 경감시키는 것이죠.

 

논리적으로 사고하자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비논리적인 생각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느 환자는 죽음이 두렵다는 이유로 장의사를 다 없애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장의사라는 직업이 사라진다고 죽음이 없어지나요? 얼마나 비논리적인 사고인가요. 이런 비논리적 연결 고리를 논리적으로 풀어내기만 해도 알 수 없는 공포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후 발간한 이근후 박사의 두 번째 책.

 

기획 장혜정 황유영(프리랜서) 사진 김연제(스튜디오 텐), 셔터스톡
※ 이 기사는 <헤이데이> 10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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