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손기정 우승 80주년, 할아버지 기념관 지키는 이준승 사무총장 – 전성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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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손기정 우승 80주년, 할아버지 기념관 지키는 이준승 사무총장

2015.11.03 · 이영란(전 매일경제 기자) 작성
손기정 동상(크기변환)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는 우리나라에 최초의 금메달을 안겼다. ⓒmeunierd/Shutterstock

“내년은 (손기정 선수가 우승한) 제11회 독일 베를린올림픽 개최 8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독일과 국내에서 각각 손기정 선수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데, 최근에 독일 측 관계자가 다녀갔고 11월 중순에 다시 방한할 예정이에요. 국내 다큐멘터리도 영국인 교수가 준비하고 있는 만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방영 시기는 아직 논의한 바 없지만 베를린올림픽이 개최된 8월 초를 전후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륙횡단철도 타고 할아버지 발자국 되짚기도

손기정기념재단 이준승(48세) 사무총장을 만나러 가려면 만리동고개(지금은 손기정로로 이름이 바뀌었다)를 한참 올라가야 한다. 공사 중인 재개발 아파트 단지들에 둘러싸인 손기정기념관에는 고즈넉한 가을이 내려앉았다. 손기정기념관은 2012년 10월 15일 손기정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옛 양정고등학교 부지에 들어선 손기정문화체육센터를 리모델링해 들어섰다(손기정 선생은 양정의숙(현 양정고) 21회 졸업생이다).

손기정기념관
2012년 10월 15일 손기정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옛 양정고 부지에 들어선 손기정기념관. ⓒ이영란

이 사무총장은 “올해로 재단을 설립한 지 만 10년이 지났고 손기정기념관을 오픈한 지도 3년을 넘겼다”면서 “내년에는 손기정 선수가 우승한 지 80주년이 되는 만큼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손기정 선생은 1남 1녀를 뒀다. 장녀인 손문영 여사의 차남이 이준승 사무총장이다).

이 총장은 지난 7월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독일 베를린까지 1만1000㎞를 운행하는 열차인 ‘유라시아 친선특급 2015’의 일원으로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되짚고 돌아왔다. 1936년 청년 손기정은 대륙횡단철도를 타고 13일 만에 베를린에 도착해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때는 서울에서 출발했지만 이번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것이 다를 뿐이다. 베를린에 도착한 이준승 사무총장은 베를린 시장과 독일올림픽위원회에 서한을 전달하고 왔다.

“베를린 메인 스타디움에 있는 우승자 명패에는 ‘Son, Japan’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저도 역사는 그대로 기록돼야 하는 만큼 지금 와서 ‘Japan’을 ‘Korea’로 바꾸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서 ‘Japan’ 옆에 한국이라는 국가명을 같이 써달라는 요청이 담긴 서한을 독일대사관을 통해서 전달한 것이지요.”

이후 독일 측으로부터 “베를린시나 독일올림픽위원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고 IOC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공식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다. 지난 국정감사 때 대한체육회도 손기정 선수에 대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한 만큼 대한올림픽조직위원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이준승사무총장-1
손기정기념관을 지키는 이준승 사무총장은 손기정 선생 장녀인 손문영 여사의 차남이다. ⓒ이영란

11월 22일 잠실에서 손기정평화마라톤 개최

최근에는 안타까운(?) 일도 생겼다. 2009년부터 매년 계속해온 손기정평화마라톤을 올해 10월 25일에 개최하기로 했지만 여러 가지가 여의치 않아 11월 22일로 연기하고 출발 장소도 임진각에서 잠실로 변경했다.

“손기정평화마라톤은 해마다 11월 중순 이후에 개최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평화의 의미를 살려서 임진각에서 개성까지 가보자는 계획을 세웠죠. 그러다보니 날짜가 너무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10월 25일로 앞당겼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등으로 임진각~개성 코스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돼서 민간인통제선(DMZ)을 달리는 것으로 바꿔서 추진했지만 코스 선정이 너무 늦었어요.”

특히 8월 초에 목함지뢰 사건 등이 터지면서 아예 마라톤 코스 자체에 대한 논의가 올스톱 됐다. 올해 이루지 못한 마라톤 코스를 내년에 다시 시도할 생각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베를린올림픽 80주년을 앞두고 제3자의 시각으로 보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는 등 손기정 선생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준승 사무총장은 “할아버지의 전 생애를 걸친 키워드는 ‘평화’인 만큼 다큐멘터리를 통해 코리아 발(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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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우승자’였던 손기정 선생은 금메달을 받으면서도 환하게 웃지 못했다. ⓒ이영란

“일제강점기가 아니었다면 할아버지는 ‘슬픈 우승자’가 아니라 ‘기쁜 우승자’가 됐을 겁니다. 그러나 우승 이후에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올라갔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친일파로 보는 경우도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남북한에서 인정받는 영웅이었던 할아버지는 남북 분단으로 북쪽 고향에선 잊힌 존재가 됐어요. 고향이 신의주인 손기정이 왜 남한을 택했느냐 하는 것을 북한이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반세기 가까이 잊혔던 할아버지에 대한 내용은 1992년 김일성 회고록에 ‘손기정 우승 보도를 접하고 일장기 말소사건을 보면서 독립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는 구절이 나온 이후에 인정을 받았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슬픈 모습, 분단 상황에 따라 남북한에서 다르게 기억되는 모습, 아직도 친일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 등에서 한 사람의 가치가 온전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평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키워드를 평화라고 뽑았고, 이를 통해 남북평화, 세계평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이준승 사무총장은 “손기정기념재단도 그런 사업을 위주로 할 계획이고, 재단을 통해서라기보다는 손기정 선수를 통해서 평화를 이루는 도구나 불쏘시개로 쓰일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이 사무총장은 손기정기념관 1층 전시실로 안내했다. 2개로 나눠진 상설전시실에는 손기정 선수의 유품과 인생의 기록, 보물 제904호로 지정된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 국가등록문화재로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유물인 금메달, 우승 상장, 월계관 등이 전시되고 있었다. 또한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했던 8월 9일의 모습을 코스별로 상세히 기록했고, 손기정 선수가 다니던 시절의 양정의숙(현 양정고) 교실 모습도 재현해 놓았다.

문득 이준승 사무총장의 명함을 보니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가 1936이다.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한 연도다. 손기정기념재단의 전화번호 뒷자리 역시 1936이다. 손기정기념재단의 10년의 열정이 엿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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